#1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 남자

2030 행북 문화공동체 첫 지정도서 :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.


‘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’… 제목부터가 어색했던 책.

이 책이 바로 2017년 2월 우리 독서모임의 첫 지정도서였다.

나는 당연히 첫 모임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정해야한다고 생각했다. 그러나 3명의 초기맴버들의 토론 결과 결정된 책은 신경심리학 분야의 책이였다. 하아… 몇 명이나 읽고 올 것인가? 잠깐만… 진행은 내가 해야되는데…??

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선정하면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었다. 그래도 처음 모임인데 3명은 와야되지 않을까? 아니 그보다 이 책을 나는 제대로 이해하고 첫 모임을 진행할 수 있을까? 첫 모임의 떨림보다는 걱정과 긴장이 더 크게 느껴지는 책이었다.

 

뼈 속까지 문과인 사람도 신경심리학을 이해할 수있도록 돕는 입문서


이 책은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(Oliver Sacks)가 1985년에 출간한 신경심리학에 관한 책이다.

최근 종영한 “TVN 책 읽어드립니다” 프로그램에 소개된 책이기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책인데, 그 이유는 무엇일까?

그 이유는 신경학자인 작가가 실제로 만났던 다양한 신경질환자의 사례를 통해, 환자들의 병리적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했기 때문이다.  이 책은 총 24개의 신경질환 사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,  우리가 흔히 들어봤던 신경질환(조현병, 단기기억상실증, 자폐증)뿐만이 아니라 작가도 병원 현장에서 처음 겪었던 다양한 신경질환들을 소개하고 있다.

나 같이 뼈 속까지 문과인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신경질환 사레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.  동시에 신경질환자들을 환자로써 대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올리버 색스의 인간미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. 작가는 서문에서 신경심리학 연구서라고 이 책을 소개하였지만, 이 책이 30년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내용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.

이 책을 읽고 진행된 모임에서도 생소한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보다 정신질환자들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져야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. 신경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존엄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다니! 처음 독서모임을 진행하는 나 스스로도 깊은 토론이 진행되는 것 같아서 의미가 있었다.

 

꼭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더라도 가치가 있다는 점을 배운 책


“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.”

이 생각은 내가 이 책을 읽기 이전에 어떤 책을 평가하는 기준이었다.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‘실용적인’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? 사실 독서모임을 끝내고 확신할 수 없었다. 오늘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을까?

4년이 지난 뒤 되돌아보니, 이 책은 내 인생과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.

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참여할 때,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.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겪는 가족 구성원을 치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.

이 책은 “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용적인 책”이라기 보다, “심리적,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?”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. 그런 질문들은 실용적인 지식은 아닐지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를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. 동시에 ‘내 삶에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는가?’라는 기준으로 책을 평가하던 나의 책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데 계기가 되었다.

만약 4년 전의 나처럼 실용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만 책을 읽고 있거나, 책 편식이 심한 사람이라면 “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”를 읽으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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